쇄골 골절

2025. 2. 9.

[62글]

 

하루종일 눈발이 날리던 1월 중순 어느 날, 야근을 마친 후 회사 지하주차장 언덕길에서 넘어졌다. 그리 가파른 언덕은 아니였지만 몇 개월 전에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매끄럽게 포장을 했는데, 눈이 내려 길이 얼어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탓이다. 오른쪽 어깨로 넘어지는 순간 '두둑' 소리와 함께 밀려오는 고통에 길바닥에 누운 상태로 소리를 질러댔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어깨가 마구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급하게 회사 인근에 있는 정형외과 응급실을 찾았다. 처음에는 탈골정도로 생각했는데 의사가 엑스레이를 보더니, "어깨가 아니라 쇄골이 부러졌네요. 수술하셔야 해요"라며 마치 이 맘 때쯤은 흔하게 있는 일이라는 듯이 무심하게 말했다. 상급 병원으로 가서 수술해야 하지 않겠냐는 물음에 의사는, 지금 대형 병원은 의료 파업 때문에 당장 수술을 못하고 한참을 대기해야 하고, 지금 다친 부위는 이대로 뼈가 붙어버리면 일이 커진다고 했다. 하여 더 고민 없이 입원을 결정하고 바로 다음 날 아침 수술을 했다. 

 

 

 

이렇게 어이없게 다치고, 수술까지 하게 될 줄이야. 저렇게 철심을 박고 3개월 뒤에는 철심을 제거하는 수술까지 받아야 한다고 했다. 완전히 예전처럼 돌아가는데 1년 정도를 봐야 하고, 다쳤을 때 인대가 손상되어서 최악의 경우에는 끊어진 인대도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소식까지. 

 

이 와중에 신규 제안 때문에 어정쩡한 자세로 PPT를 만들다가 심술과 짜증을 가득 담아 블로그에 끄적거려 본다. 부들부들.